강남세브란스에서 제왕절개로 출산한 후기입니다.
저는 아이가 셋인데요
첫째가 거꾸로 있어서 제왕절개를 해야 했어요
둘째도 마찬가지였고요.
그런데 사십이 넘은 나이에 늦둥이가 생겼어요
첫째와 둘째는 동네 산부인과에서 출산을 했지만
이번에는 나이가 있으니 강남세브란스에서
처음부터 진료를 보고 출산을 결정했어요.
선택의 여지가 없이 제왕절개로 날짜를 잡았죠.
출산전날 입원을 미리 해서 진통검사를 하고
마취과 설명 후 동의서를 썼어요.
저는 전신마취를 3번이나 해봤기 때문에
첫째 둘째 때처럼 하반신마취만 원했는데 가능하다고
하셔서 마취동의서도 하반신으로 싸인을 했죠.
그런데 수술실로 옮겨 진후 마취과 교수님이 다시 설명을 하러 오셨는데 "산모님 오늘 전신마취 설명 들으셨죠?"
하시는 거예요..
그래서 제가 저는 하반신 마취라고 했더니
그럼 깨어 있어야 하는데 괜찮냐고 다시 물어보시더라고요.
동네산부인과에서는 하반신마취 후 수면을 해줬는데
마취과 교수님이 그렇게 하면 아기한테 약이 들어갈 텐데
괜찮으세요? 하시는 말씀에 "아니요 수면 안 하고 하반신마취 하겠습니다".라고 했어요.
자 이제 차가운 수술방으로 옮겨졌는데 제가 입덧이 심해서 마취약이 들어가면 토할 것 같은 느낌이 들었어요.
역시 토할 것처럼 올라오는데 공복상태이고 미리 말씀드린 터라 다른 약을 추가로 넣어주셨어요.
수술 시 상체 쪽을 가려주셔서 수술하는 걸 볼 수는 없어요
그다음 하반신 마취를 하고 소변줄을 꼽았어요.(소변줄 꼽는거 많이 아프진 않지만 무서워요.)
마취가 된 후 산부인과교수님이 오셔서 "산모님 제왕절개 시작하겠습니다" 하고 수술이 시작 됐어요.
정신은 말짱하고 긴장은 되고...
그런데 다들 제왕절개는 자궁을 절개해서
아기를 쏙 빼는 줄 아시지만
아기가 버티고 안 나오는데 아프지는 않지만
버둥버등 거리는 느낌이 오는 거예요.
아기가 안 나오니까. 전공의 선생님 두 분이 제 갈비뼈 쪽을 누르기 시작했어요. 수술부위보다 갈비뼈가 아팠어요.
한참을 몸이 흔들리고 아기가 나왔는데 다행히 건강하게 태어났어요.
그다음 항생제를 투여했는데 울렁거려서 산소마스크에 토했네요. 그래서 그런지 아기를 안겨주셔야 하는데 얼굴만 보여주시더라고요...
이제 마무리를 하는 교수님이 지치셔서 떨리는 목소리로
"산모님 왼쪽배 쪽에 빈 공간이 있어요 그쪽에 아기가 들어가서 안 나왔네요. 그리고 갈비뼈가 멍들거나 골절될 수도 있어서 아프시면 말씀하세요"라고 하셨어요..
만약 동네에서 수면마취하고 이런 상태였으면 어떤 상황이었을지 다행이면서도 살짝 무서웠네요.
강남세브란스에서 출산결정을 한건 정말 다행이었어요.
긴 이야기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수면하고 수술할 때는 몰랐던 일들을 알게 되었던
대학병원 제왕절개 출산 후기였습니다.